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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해석(2차)

어쩐지 2023-08-26 조회수 247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에서 '보통'은 부사로 쓰였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부사로써 '보통=일반적으로/흔히'라고 표준국어 대사전에 정의되어 있으며
영어로 번역하면 파파고/구글도 같은 뜻으로 해석합니다.

보통 쉬운 게 아니다 = 일반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 =
usually not easy(구글) = It's not usually easy(파파고) = 어렵다는 뜻

하지만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여간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라는 의견이 있고
심지어 '일반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보통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고
'일반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어렵다'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사전 정의에 위배되더라도 관습처럼 굳어진 표현이므로 (즉, 관용구로써)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여간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로 해석해야 되느냐
아니면 잘못된 언어 습관 때문에 발생하는 오용 사례이므로
'보통 쉬운 게 아니다=일반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어렵다'로 해석해야 되느냐입니다.
즉, 중의적으로 해석되는 일이 없도록 이론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를 해야 된다고 봅니다.

제가 조사한 바로는...
관용구로써 '보통(이) 아니다=여간(이) 아니다'라는 명사 예제가 있지만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여간 쉬운 게 아니다'라는 부사 예제는 없습니다.
또한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보통'이 포함된 예문을 조회하면 1100여 개가 나오는데
그중 앞 30개를 의미별로 분류하면 '일반적으로'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번역기 입장에서는 '보통=일반적으로'라고 해석해야 번역 오류가 적다는 뜻입니다.
또한 '보통=여간'이 되는 경우를 예외 사항으로 명시하는 게 낫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앞의 문제는 모두 '여간'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주신 답변에서 '어렵다'라는 의미가 되려면 '보통, 쉬운 게 아니다'처럼 쉼표를 넣어야 된다고 하셨는데
쉼표를 사용한 예는 앞의 1100여 개 문장 중 단 1건에 불과해서 실효성이 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즉, '보통'은 통상적으로 쉼표 없이 '일반적으로'라는 뜻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고
쉼표를 붙여야만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앞의 내용은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에서 '보통'을 부사로써 해석할 경우이며
아래 내용은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에서 '보통'을 명사로써 해석할 경우입니다.

표준국어 대사전에서 명사로 활용된 '보통 실력'은 '일반적인 실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보통'이 사용된 다음 4개 문장도 모두 '일반적인/여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 자는 보통 놈이 아닌 것 같습니다.
보통 사람이 아니다.
보통 솜씨가 아니다.
흠, 보통 솜씨가 아닌데.
이는 명사로써의 관용구 '보통(이) 아니다=여간(이) 아니다'와 일맥상통합니다.

즉, 명사로써 '보통=일반적인/여간'으로 해석하면...
'보통 쉬운 게 아니다=일반적인 쉬운 게 아니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논리학적으로 '일반적인 쉬운 게 아니다=어렵다/쉽다'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명사로써의 관용구 '보통(이) 아니다=여간(이) 아니다'가 존재하므로 '일반적인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가 됩니다.
예) '철수는 영희를 좋아한다'와 모순 관계는 '철수는 영희를 싫어한다'가 아닌 '철수는 영희를 좋아하지 않는다'임.

보통'을 부사로 해석할 경우와 명사로 해석할 경우를 종합할 때,
화자가 '보통 쉬운 게 아니다'를 '일반적인 쉬운 게 아니다'의 의미로 사용했다면
그것은 잘못된 언어 습관이 만들어낸 중의적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명사로 해석되기를 기대하면서 부사처럼 사용한 경우라고 의심됩니다.
달리 표현하면 '보통'을 부사처럼 사용하면서 부사 뜻 '일반적으로'가 아닌 명사 뜻 '여간'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5개 대학의 국어 문화원 의견을 취합하여
관용구 등록 요청과 번역 오류 정정 요청을 하려고 합니다.
취합 결과에 따라 요청이 불필요할 수도 있고 의견이 반반이라 결론이 안 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취합한 결과는 널리 공유될 것이므로 언젠가는 공론화되어 결론이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 문제는 한국인, 외국인 모두가 오해할 소지가 높으므로 전문가분들의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질문이 길어서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에서 '보통'은 부사인가 명사인가?
   부사로 쓰였다면 왜...
   부사 뜻 '보통 쉬운 게 아니다=일반적으로 쉬운 게 아니다=어렵다'라고 해석하지 않고
   명사 뜻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여간 쉬운 게 아니다=매우 쉽다'라고 해석하는가?
2) 중의적으로 해석하는 문제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관용구로써 '보통 쉬운 게 아니다=여간 쉬운 게 아니다'를 사전에 등록할 필요가 있는가? 
   실효성이 부족한 쉼표 말고 다른 구분 방법은 없는가?
     
참고로 '여간'에 대해서는...
파파고/구글이 표준국어 대사전과 정반대 뜻으로 번역하고 있어서 8/4일 정정 요청한 상태입니다.



  • 이화여대 국어문화원 2023.09.03 11:50:53
    안녕하세요. 이화여대 국어문화원입니다.

    앞선 질문에 답변드린 바와 같이, '보통'이 수식하는 범위나 '-게 아니다'가 부정하는 범위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통 쉬운] 게 아니다 -> 일반적인 수준의 '쉬움'이 아님 > 매우 쉬움
    보통 [쉬운 게 아니다] -> '쉬운 게 아닌' 정도가 일반적임 -> 쉽지 않음(어려움)
  • 이화여대 국어문화원 2023.09.03 11:50:43

    부사의 수식 범위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비교적 한 쪽으로 많이 해석되는 경향이 있더라도 다른 한 쪽이 잘못된 쓰임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중의적인 문장의 대표적인 예로 쓰이는 '학생들이 다 오지 않았다' 역시 이와 비슷한 구조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된 국어학 개론서나 논문 등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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